OGIDOKKI - 오기도끼


  오기(2001-06-29 21:40:43, Hit : 646, Vote : 76
 98년 10월 28일 [새벽에 X소리.]

야 신기하다.

일어났다.

자정에 취침하고 새벽 4시가 되기 전에 일어났다.

거의 기적같은 일이다.

그런데, 상태는 별로 좋지 않다.

양쪽 팔목이 욱신하고,

속도 안 좋고, 머리는 후엉하다.

그래도 일어났다는게 마냥 좋다.

일어나면 요크에게 강제 뽀뽀를 해 주고,

천리안 홍미동에 들어가 내가 없는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
하고 이메일을 확인하다.

언제나 그렇듯 별반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세상이 나만 빼 놓고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죄의 댓가를 기다리기가 두려워지기도 한다.

역사의 심판.


X자로 폐쇠된 대문을 보고 자신의 인생의 성적표라고 했던 이상의말이 사뭇 기억난다.

망가지더라도 천재의 인생과 비유하면 나아 보이지 않을까 하는 잔머리이다.

저번 겨울인가 도서관 구석에 박혀있던 이상의 책을 읽고 실망했던 적이 있다.

잘 알려진 시와 소설에서 가졌던 - 최초로 오감도를 접했을 때의 감동
이란... - 천제성에 대한 기대를 벗어나는 것이었다.

천재 이전에 한 남자로서의 추잡함이 느껴졌다.

소설가 이전에 성인군자이기를 바라는 애덜의 바램이나 상상 같은...

짜식은 그렇게 막 살았는데...

도데체 뭘 바란 거야.




98년 11월 14일 [한 달 사이에]
98년 10월 12일 [편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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