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GIDOKKI - 오기도끼


  오기(2003-11-27 14:37:17, Hit : 1268, Vote : 147
 문득 나는

오늘 문득 글이 쓰고 싶어진다.

공부하고, 일하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애기낳고...
이제 겨우 한달 반을 살았고, 점점 더 나를 닮아가는
울아기 민재에게 온 신경이 쏠려있는 시점에,
나는 문득 내 얘기가 하고 싶어진다.
한 동안 사라졌던, 장문의 지루한 내 글들이 그리워진다.

나는...
조금은 게으르면서도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할 거만함을 가진,
헤르만 헤세를 좋아하던...
초봄 양지바른 돌담을 데운 햇살같은
그런 소녀로 되돌아가 있다.

생각은 나쁜 기억으로만 달린다고 했던가...
업드려 방걸레질을 하거나,
똥묻은 기저기를 빨 때나
맛있는 저녁을 위해 양파를 곱게 채 썰 때나
이런 저런 기억들이 스쳐갈 때,
나는 이제 씁쓸할 것도 쑥스럽게 반성할 것도 없이
덤덤해진다.

일상은... 내가 원하는 것만으로 채울 순 없지만,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과의 치열한 공방들이 나를 즐겁게 한다.
나는 나에게 속삭인다.
enjoy your life








여자로 태어나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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